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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ie Hancock _ The New Standard

북카페청시 2010. 2. 3. 22:54

 

 

Herbie Hancock _ The New Stand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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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ie Hancock - piano
Michael Brecker - soprano & tenor sax
John Scofield - acoustic & electric guitars
Dave Holland - bass
Jack Dejohnette - drums
Don Alis - percussion

 

1. New York Minute
2. Mercy Street
3.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
4. When Can I See You
5. You've Got It Bad Girl
6. Love Is Stronger Than Pride
7. Scarborough Fair
8. Thieves in the Temple
9. All Apologies
10. Manhattan (Island of Lights and Love)
11. Your Gold Teeth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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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계에서 가장 훌륭한 피아니스트를 말해보라는 질문을 100명의 재즈 매니아들이 대답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도 Keith Jarrett, Chick Corea, McCoy Tyner, Michel Petrucciani 등등...100명의 매니아들은 자기 주관적인 대답으로 많은 피아니스트들의 이름을 핏대를 올려가며 열거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변화무쌍한 활동을 추구했던 피아니스트를 말해보라는 질문을 하면 응답자 중 약 70% 이상은 재즈계의 '카멜레온'으로 불리는 Herbie Hancock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Keith Jarrett과 Chick Corea는 너무나 난해한 연주로 재즈를 처음 들으려는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은 경우도 간혹 있었고 David Benoit이나 Bob James 등은 너무 팝적인 재즈만을 보여준 나머지 정통 재즈를 어떻게든 들어보려는 청자들의 귀를 중독시킨 경우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물론 해당 아티스트들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겠지만) 하지만 Herbie Hancock처럼 정통 재즈 매니아들과 컨템포러리 퓨전 재즈 매니아들 모두를 만족시킨 경우의 연주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몇 번의 내한공연과 국내 공중파 방송 등의 출연은 국내에서 Herbie Hancock이라는 이름을 더욱 각인시켰던 요인이기도 했다.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로 60을 넘은 이 거장이 내한해서 보여준 예의바른 행동과 항상 미소로서 국내 관계자들을 대하는 모습은 록 기타리스트 Yngwie Malmsteen이 프로모션 투어차 내한하여 보여줬던 지나친 오만함과 뻔뻔함에 비교되며 많은 음악관계자들의 표본이 되기에 충분했다. 바로 이런 점에 비추어볼 때 Herbie Hancock이 국내 재즈매니아들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 될 지도 모르겠다.

본 앨범은 그가 Verve 레이블에서 발표한 리더작으로, 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팝의 명곡들을 재즈로 편곡하여 발표한 앨범이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팝의 명곡들을 재즈로 변주했다 하여 낭만적인 사운드, 또는 로맨틱한 사운드를 기대하고 이 음반을 구입한다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곡마다 정해져 있는 일정한 주제를 정해진 틀에 잡지 않고 연주자 각각의 센스에 맡겨서 전혀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류의 연주는 90년대 중반에 뉴욕의 재즈 뮤지션들로부터 시작되어 각광받고 있는 형식인데, 리더로서 연주를 하고 있는 Herbie Hancock의 연주를 다른 연주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임프로바이제이션(즉흥연주)에 들어간다면, 연주를 모두 망치게 되는 상당히 어려운 형식인 것이다. 그래서 연주자들도 상당한 기량과 곡센스를 가져야 가능한 형식이다. 그래서 그럴까. Herbie Hancock의 이 앨범에 참여하고 있는 뮤지션 역시 세계적인 재즈뮤지션들로 라인업을 이루었다. 일단 색소폰의 Michael Brecker의 이름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2000년에 Kenny Barron과 함께 내한하여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던, 가장 잘 나가는 색소포니스트이자 거장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기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John Scofield로서, 현재 Pat Methney의 독보적인 아성에 유일하게 라이벌로서 올라설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인물이다. 어디 이뿐이던가, 이미 재즈계의 산 증인으로 Ray Brown과 함께 가장 유명한 베이시스트 중 한 명으로 불리는 Dave Holland 와 Keith Jarrett Trio의 일원으로 군림하고 있는 Jack Dejohnette, 그리고 퍼커션의 Don Alias 까지...라인업만 보더라도 당장에 레코드 가게에 가서 음반을 구입하게 만드는 요인이 작용하는데, 리더자인 Herbie Hancock이 이 앨범에서 추구하고 있는 다소 난이도 있는 형식을 소화해내는 뮤지션들을 찾아낸 결과물이라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이 앨범의 컨셉은 Herbie Hancock이 Verve 레이블로부터 제안을 받아서 이루어진 컨셉이다. Verve 레이블이 Blue Note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레이블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상업적인 면만을 노리고 이런 컨셉을 Herbie Hancock에게 제안하지는 않았을 거라 추측한다. 다행이 Herbie Hancock은 이런 레이블의 뜻을 잘 파악했고, 호락호락하게만 들을 수 없는 최고의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팝의 재해석이 아니라, 새로운 곡을 만들어 냈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런 느낌은 'New York Miunte'라던가, 'When I Can See You'등의 트랙에서 너무나 잘 나타난다. 그나마 약간의 대중성을 생각한 듯한 'Norwegian Wood'에서조차 연주자들은 분위기로만 젖을 수 있는 감상용 트랙의 맹점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허용치 않고 있는데, 이것은 Herbie Hancock의 음악철학에도 부합되는 내용이다. 그가 내한공연차 방한하여 가졌던 인터뷰 내용 중 "음악이란 방에는 아직도 많은 공간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해도 모두 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부터 창작자의 상상력을 제한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라는 그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앨범을 그런 측면에서 단면적으로 바라본다면 Herbie Hancock의 상상력의 나래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진 작품세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포스트모더니즘적인 동향이 흐르고 있는 현재 재즈신에서의 또 다른 발전가능성을 제시해 준 사례라고 정의를 내려도 그렇게 큰 반론이 제기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상상력의 극적 측면은 Nirvana의 원곡을 모티브로 한 'All Apologies'에서 너무도 잘 나타난다. 어찌 이 곡을 Alternative/Grunge의 근간이 되는 곡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원곡을 모르고 듣는다면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원곡을 알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모르고 들었더라면 이 멋진 재해석이 담긴 곡의 진수를 느끼지 못할 뻔했다.

Herbie Hancock의 본작은 그래서 위대하다. 국내 색소폰 연주자인 이정식씨도 이 앨범에 너무나 큰 문화적 충격을 받고 한국음악을 근간으로 한 스탠다드 앨범 '화두'를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앨범은 90년대 더 이상 새로운 장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는 모던 재즈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역작이자, 훌륭한 마인드의 인터플레이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명작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상상력을 계속 펼쳐가며, 이 앨범을 내놓은 지 7-8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에도, Herbie Hancock은 우리를 만족시키는 수작들을 계속 발표해오고 있다. 이것은 그의 상상력이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며, 자신의 매너리즘에 빠져 돌고도는 윤회성의 사운드만을 뽑아내는 다른 아티스트들에 비교하여 한없이 월등하다. 본작은 21세기의 새로운 뮤지션들에게, 원숙한 노장이 제시해주는 새로운 상상력의 창조물이다. 그리고 그 증거는, 이 앨범을 플레이어에 걸었을 때 우리의 고막을 때려주는 이들의 창조적인 연주로서 대신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배영수 (세이클럽 'Mr.Gigger의 Music Studio'시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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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New York Minute - Don Henley-Danny Korchmar-Jai Winding

02. Mercy Street - Peter Gabriel

03.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 - John Lennon-Paul Macartney

04. When Can I See You - Kenny 'Babyface' Edmonds

05. You've Got It Bad Girl - Stevie Wonder-Yvonne Wright

06. Love Is Stronger Than Pride - Sade Adu-Andrew Hale-Stuart Mattewman

07. Scarborough Fair - Paul Simon-Art Garfunkel

08. Thieves In The Temple - Prince

09. All Apologies - Kurt Cobain

10. Manhattan (Island Of Light And Love) - Herbie Hancock-Jean Hanc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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