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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낯선 사람들 ... 이하석 詩

북카페청시 2009. 11. 4. 23:15

 

[우리 낯선 사람들]  저자. 이하석  /  출판. 세계사 

 

 

 

 

유월바람

 

 

어쩌다 아득하니 사람 죽은 바깥으로 나가면

우담바라꽃과 헛사리꽃*들이

패랭이꽃의 가 둔덕에 꽂힌 걸 구경하네

 

바람이 종이꽃을 흔들면 퍼져오르는 불향내.

불향내가 흔드는 사람 그림자들의 끝,

파란 채소밭 위로 휙휙휙

 

아이들이 날리는 종이비행기같은

흰 나비들 날으네.

 

유월바람이

뒤집을 듯 헛사리꽃을 들추는 것이

꽃 태우고 사람들 돌아간 자리,

검은 들에 남아 있네.

 

* 헛사리꽃, 우담바라꽃 : 종이로 만든 꽃.

 

 

 

 

투신

 

 

물에 잠긴다

바깥 풍경이 비쳐들어 내 몸에

아로 새겨진다

 

 

詩人 . 이하석

1948년 경북 고령 출생

<현대시학> 시 추천

<자유시> 동인

시집 [투명한 속], [김씨의 옆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