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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듣는 클래식 2. 쇼팽 - 발라드 vol.4

북카페청시 2011. 7. 13. 21:48

 

Chopin Ballades No.4 in f minor

 

 

 

 

 

빨리 가고 싶었지만 

보랏빛 수국 연분홍 백합 꽃 꺾어 수반에 담아 올리고 

블라우스 소매 끝 레이스 달아놓지 않고서는 

구두를 빌릴 수 없었다. 

 

나는 천상 시골에 자라 고운 손 한번 가져본 일 없는 데

 

해지기 전에 당도하리라고 다짐하였던

밀밭 끝 오두막에

잰걸음으로 달려도 캄캄한 밤일텐데

 

빨리 가고 싶었지만

때마침 바람은 불어 푸르게 물결치는 밀밭

달빛이 머리카락을 풀어버리고

 

시간을 마치지 못하여

낡은 헝겊에 싸인 발끝에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였네

 

 

2011.07.13.ma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