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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창' 지적장애 판소리청년 태준씨

북카페청시 2009. 8. 14. 21:07

 

'내맘대로 창' 지적장애 판소리청년 태준씨 화제

파이미디어 | 김현태기자 | 입력 2009.08.14 15:09

 

 

[TV리포트] 아마도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이들은 가슴이 뭉클했을 방송이었다. 13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남원에 사는 양태준씨(33) 사연을 방영해 눈길을 끌었다.

카메라는 구성지게 판소리 한 대목을 뽑는 한 청년에 초점을 맞췄다. '소리'의 본고향 남원에서 찾은 그는 여러가지로 남달랐다.

알고보니 태준씨는 지적장애2급. 지적능력이 6,7세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 그가 판소리를 해대니 신기할 일이었다. 더구나 어디서 배웠는지, 누구한테 배웠는지 어머니도 아버지도 몰랐다. 아니, 판소리를 한다는 사실조차 알 지 못했다.

태준씨 창의 특징은 가사를 알아듣기 힘들다는 점. 한마디로 나오는대로, 내키는대로 하는 '내맘대로 창'이었다. 언뜻 보면 대단한 판소리였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제작진은 태준씨를 데리고 전문가에게 실력을 측정했다. 결과는 가사의 부정확함이나 음악성과는 별개로 '목청만큼은 명창'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이어 제작진은 태준씨를 위해 판소리 한마당을 마련했다. 이윽고, 어스름한 저녁, 즉석에서 마련한 조명이 무대를 밝혔다. 마을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 객석을 메웠다. 태준씨는 열창을 했다. 혼신을 다해 '내맘대로 창'을 맘껏 불러제꼈다. 태준씨 얼굴에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그 모습을 보는 태준씨 부모 얼굴에 안타까운 미소가 그러졌다. 아마도 가슴 저림 반, 뿌듯함 반였을 듯 싶었다. 창이 끝나고 와락 아들을 품에 안았다.

앞으로 창을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활짝 웃는 태준씨. 이날 방송은 이 프로그램 특유의 깜짝쇼 대신 훈훈함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마치 '인간극장'을 방불케 했다.

김현태기자 / pi@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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